Y-컴비네이터의 창업자인 폴그레이엄은 이력이 꽤 특이하다. 소프트웨어로 창업하고 엑싯하고 엑셀러레이터를 시작한건 알고 있었지만 원래는 화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엑싯하고 다시 그림 공부하러 떠났다고 들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폴 그레이엄의 에세이의 제목도 해커와 화가이다. 여기서 해커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해커가 아닌' 코드를 찍어내기만 하는 프로그래머'와 구분되는 프로그래머이다. 개발자나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은근 생각할 부분이 많아 생각보다 술술 넘어가는 책은 아니다.
크고 뚱뚱한 불량배에게 쫓기는 작고 재빠른 소년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문을 열었더니 계단이 나왔다. 위로 올라갈 것인가, 아니면 아래로 내려갈 것인가? 나라면 위로 가라고 말하겠다 ... 우리는 소프트웨어에 더할 수 있는 기능이 두 가지 있을 때, 그리고 기능이 가진 가치가 어려운 정도에 비례한다고 했을 때, 언제나 어려운 쪽을 선택했다. 168p
폴 그레이엄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는 무조건 많은 인원이 있다고 좋은 것이 아니며, 기업이 클 수록 비효율적인 일들이 많아 정작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에 스타트업이라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비슷한 경쟁 스타트업들의 채용 공고에 나온 기술 스택을 보며 경쟁력을 파악했다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기술기반 스타트업이 아니라 해도 확실히 개발자가 쓴 채용공고와 비개발자가 쓴 채용공고는 전문가가 아닌 내가 보기에도 차이가 난다.
야심은 모방에 의해서 채워지지 않는다. ... 위대한 대가는 이기심과 다를 바 없는 자신의 열망을 채우기 위해서 전진한다. 그들은 단지 올바른 대답을 구하기 원할 뿐이며, 올바른 대답의 일부가 다른 사람에 의해서 이미 발견되었다면 그 방법을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229p
글을 읽다보면 도대체 리스프 언어가 뭔지 궁금해진다. 리스프언어가 어떤지를 떠나서 자신이 쓰는 언어를 왜 선택했고 장점, 단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이정도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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